봄 햇살이 좋은 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고 싶다는 친구의 말에 집 근처 수제 맥주 양조장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10년 전부터 소규모로 만들기 시작하던 Craft beer의 인기로 최근 몇 년 사이 밴쿠버 시내뿐 아니라 근교에도 크고 작은 수제 맥주 양조장이 많이 생겨 이제는 차를 타고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되니 좋습니다.
Deep Cove Brewery
Address: 2270 Dollarton Hwy Unit 170, North Vancouver, BC V7H 1A8
Phone : (604) 770-1136
주차장 : 있음
메뉴를 펼치니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애피타이저와 샌드위치 몇 개가 보입니다. 캐나디안들은 술을 마실 때는 안주를 거의 먹지 않고 간단하게 요깃거리만 하는 경우가 많아 메뉴가 아주 단출합니다. 보통 드링크 주문을 먼저 하는데 친구와 수다 떠느라 미안스럽게 웨이츄레스가 2번이나 다녀갔습니다.
집이 코앞인데 걸어올걸.. 후회를 하며 알코올이 없는 진저비어를 주문합니다. 맥주 맛 1도 없는 진저에일 맛입니다. 솔직하게는 진저에일보다 맛있어서 하나 더 주문할 뻔했습니다.
따뜻한 해를 쬐면서 마시는 진저비어, 캬~ 소리가 절로 납니다. 뒤늦게 맥주가 한잔 하고 싶어 집니다.
식전에 목을 축이며 마시는 맥주가 좋다는 친구는 처음 방문한 곳이라 가볍게 라거를 주문합니다. Lager는 알코올 도수가 4~5도 정도로 맛이 순하며 목 넘김이 부드럽고 Pale ale 은 약간 톡 쏘는 맛이 좋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6~7도 정도 되는 IPA는 독특한 아로마향과 진한 맛이 특징입니다.
캐나다에서는 미국과 다르게 술은 일반 그로서리가 아닌 Liquor store에서만 구매가 가능한데요 규모가 큰 곳은 대형마트 사이즈만 한 곳도 있습니다. 작은 양조장에서 만든 다양한 Craft beer도 판매하고 있어 Deep cove 맥주도 그곳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양조장 내부를 둘러봅니다. 완연한 봄 날씨라 그런지 바깥 파티오에서 노닥거리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마침 점심때를 조금 지난 시간이라 사람들은 가볍게 맥주만 한잔씩 하고 자리를 뜹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아주 심플합니다. 먹고 마시고 수다 떨기에 그만이죠.
창가 주변으로는 파릇한 잎사귀를 쫑긋하게 세우고 광합성을 하는 화분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기다리는 동안 주문한 햄버거가 나왔습니다. 요일마다 스페셜 메뉴가 바뀌는데 그날은 햄버거였네요. 물가가 오르면서 인심도 야박해졌는가 봅니다. 햄버거만 나온다고 해서 샐러드는 따로 주문했습니다. 코로나 밉군요.
내 돈 내고 먹는 샐러드는 양도 푸짐합니다. 씨앗도 듬뿍, 말린 크랜베리도 듬뿍 주네요. 드레싱은 뿌린 듯 만듯해서 아주 좋았습니다.
햄버거 패티가 두꺼워서 어떻게 먹을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이빨 교정 중인 친구는 저 햄버거를 8등분 잘라서 먹더군요. 햄버거 먹기 진짜 힘들어~ 라면서요.
꼬불꼬불한 햄버거 패티 보이시나요. 느끼한 맛과 느끼한 맛의 조합인 거 같아 베이컨과 치즈는 생략했습니다. 햄버거와 곁들인 상추와 토마토, 양파 그리고 브리오쉬 빵까지 신선해서 좋았습니다. 예전에 시킨 메뉴에는 사이드로 김치가 나왔는데 겉절이 비슷한 게 생각보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담으로 친구가 오픈한 술집에서 김치를 안주로 판다며 꼭 먹어보라고 해서 시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캐나디안 쉐프가 자기 딴에는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 김치인데.. 통마늘이 거의 통째로, 입안 가득 씹혀서 먹다가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마늘 김치를 만든 게 아닌가 싶네요. 그 김치를 지금까지 먹었다면 진정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맛있게 맥주를 마신 친구는 12개를 더 주문해서 행복하게 집으로 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식당 안에서 밥도 먹고 재잘거리며 수다를 떨다 보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듯해 기분이 조금 묘했습니다. 여전히 백신 카드를 지참하고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곧 또 다른 New normal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이웃님들, 멋진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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